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으로 서식지 파괴와 야생동물 거래가 지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염병 대유행을 일으킨 근본원인은 무시한 채 증상 대응에 급급하고 있는 현실인 것입니다. 이대로는 앞으로도 새로운 질병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팬데믹의 또 다른 희생자인 야생동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본 캠페인이 기획되었습니다. 이동시는 본 재단과 함께 〈절멸—질병 X 시대, 동물들의 시국선언〉이라는 제목의 캠페인을 마련하였습니다.
동물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는 취지의 본 캠페인에서는 타자의 입장에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한 예술가들이 모였습니다.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동물들의 가장 효과적으로 대변하기 위해서는 빙의 또는 감정이입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자들은 동물의 탈을 쓰고 인간에게 남기는 ‘유언’을 낭독하고, 공동 선언문 “절멸 선언”을 발표하였습니다. 2020년 8월 20일 약 서른 명의 작가, 예술가, 시인, 활동가들은 스스로 선정한 그 ‘동물이 되어’ 각자가 써온 짧은 글을 낭독하는 기자회견 겸 퍼포먼스를 에 세종문화회관 야외 계단에서 개최하였습니다. 현장에 참여한 작가로는 정혜윤, 김한민, 김산하, 이슬아 김탁환, 요조, 홍은전, 유계영, 정다연, 이라영, 최용석, 양다솔, 이내, 강하라, 심채윤, 초식마녀, 김도희, 단지앙, 등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