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차이를 발견하는 여행

지속가능한 생활가이드

생태적 차이를 발견하는 여행


요즘 다들 어찌나 다니는지. 여행이 생활이 되어버렸다. 아니면 그 반대인가? 가깝게는 근교, 멀게는 지방, 더 멀게 는 외국으로. 연휴가 며칠 붙었다 싶으면 모두 떠나느라 또 부리나케 돌아오느라 바쁘다. 사람마다 여행지와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 그리고 가서 무얼 보고 오는지도 사뭇 다르다. 어떤 때는 똑같은 곳에 다녀왔는데도 전혀 다른 인상 을 가지기도 하니까. 그런데 여행자들을 아주 거칠게 두 가지 부류로 구분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 사는 데 다 똑 같다.” 부류와 “가는 데마다 다르더라.” 부류. 공통점과 차이점 중 어디에다 무게 중심을 두느냐에 따른 차이인지도 모른다. 둘 중 한쪽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후자에 점수를 주고 싶다. 왜? 다른 점에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 물론 우리와 다른 것 중 배울 만한 것들을 추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지는 않다. 그 결 론을 이미 내리고서 다시는 여행 안 떠나면 모를까 말이다. 그런데 차이라면 어떤 차이를 보는가? 물론 이것도 엄청 나게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그 중에서 생태적 관점을 이 자리를 빌어 추천하는 바이다.

문화, 역사, 음식 다 좋지만 이제는 생태로 눈을 돌리며 다닐 때도 되지 않았나? 여행이란 보통 사람 사는 곳을 찾아 가게 되지만, 그 삶이 자연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 사회를 어떻게 생명친화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파악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 가령 동물 때문에 놀라는 사람 또는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이 길거리 에서 보이는지를 살펴보라. 비둘기 한 마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람은 거의 우리 사회에서만 발견할 수 있구나 라 는 깨달음은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대와 자연지대의 경계가 어떻게 처리되어 있는지를 보라. 두 영역이 상호 이질적 임을 알리는 분명한 테두리나 보도블록이 자주 등장하는지, 아니면 자연스레 스며들게 해놨는지도 관건이다. 가로 수는 가지가 잘려있는지, 낙엽은 치웠는지 놔뒀는지를 보라. 나무가 나무답게 가지를 뻗치고 이파리를 떨구는 모습 을 전체적으로 수용하는 느낌인지, 일일이 손대려는 느낌인지 구별해 보라. 도시나 동네에 나대지가 있는지 보라. 인 구밀도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유휴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다. 딱히 ‘용도’가 없고 자연이 알아서 할 일을 하는 조각들 의 존재는 모이면 커진다. 식물의 생장을 고려한 건축물이 있는지 눈여겨보라. 어떤 도시는 온갖 방식으로 뿌리나 가 지를 비껴가는 배려 깊은 건물을 선보인다. 그리고 공원을 보라. 그 소중한 녹지가 순전히 인간의 휴식처인지, 아니 면 다른 생물과 공유하는 공간인지를 말이다. 이런 사항들을 하나하나 체크 하고서도, 그리고 나서도 사람 사는 데 다 똑같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