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대한 의견서>

<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대한 의견서>

-MARC와 생명다양성재단 공동발표-


1. 남방큰돌고래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사업 구간인 한동·평대 지역을 포함한 제주 북동부 구간은 국내에 유일하게 연중 상시이용하는 서식지가 명확하게 확인된 보호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들의 주 이동 경로이자 주요 서식지로 파악된 지역이다. 또한 연안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의 생태적 특성상 해안에서 2km에 이르는 구간은 남방큰돌고래의 실질적 생활반경 및 이동 경로와 대부분 겹쳐진다.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물론, 공사 지역을 포함한 광범위한 생태계 변화가 남방큰돌고래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그러나 분기별 1회로 이루어지는 조사와 문헌을 바탕으로 한 현재의 환경영향평가는 이러한 피해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남방큰돌고래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와 관련된 요소로 소음, 특히 영구적 청력 상실과 관련된 내용만을 언급한다. 그러나 해상풍력발전단지의 건설 및 이후 시설 유지 기간에 걸쳐 제주의 남방큰돌고래가 받을 수 있는 피해는 영구적 청력 상실 만이 해당 되는 것이 아니다. 항타(pile driving) 공법은 전 세계에서 고래류에 대해 즉각적이면서도 영구적·일시적인 신체적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수중에서 소리를 이용하여 의사소통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특성을 가진 남방큰돌고래에게 있어 사업 진행 및 종료 이후에 해당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이 지속적·장기적으로 개체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높다.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서식지 이용과 관련된 부분은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다. 서식지 이용과 관련하여 해저 지형의 변화, 이 변화로 인하여 달라지는 해조류나 어종의 분포, 사업을 위해 출입하는 선박 등으로 인하여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북서부에서 전반에 걸친 서식지 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사업이 시행되는 구간이 돌고래들이 주로 이동하고 이용하는 구간인 연안에서 300m 떨어진 지역에서부터 시작하여 5.63㎢에 걸쳐져 있는 점에서 서식지 이용에 매우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

2. 미흡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환경영향평가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다.
비단 남방큰돌고래 뿐 아니다. 사업이 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함에 있어 최소한 해당 지역에 서식이 확인된 종에 대해서는 그 생태를 고려한 사전 조사 및 영향 평가가 파악되어야 한다. 치명적인 신체적 상해를 방지하는 것은 개체의 즉각적인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신체적 상해 외에도 지역 생태계와 그 생태계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생물들이 받게 되는 피해는 다양하다. 서식지와 그 안에 서식하는 생태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존재 여부만을 파악하는 조사는 결국 그 피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만들고, 가장 치명적이고 위험해 보이는 일부의 사례만을 다루게 되기 마련이며 이러한 사전 조사는 단순히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불과하다. 따라서 이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상을 바탕으로 각 생물 종에 적합하고 체계적인 조사 방식을 이용한 환경영향평가가 다시 이루어지기를 요구한다.

3. 해결 의지가 없는 사후 대책에 반대한다.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지역 생물들의 피해를 저감시키기 위한 대책은 매우 미흡하고 충분하지 않다. 특히 그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상과 관련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가령 인위적 소음 발생장치는 만능이 아니다. 이는 접근 확률을 줄여주는 것일 뿐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아니며, 차단 장치에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돌고래들은 공사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음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책은 언급되고 있지 않다. 또한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피해 저감방안이 효과를 보이지 못하였을 때에 대한 대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고나 피해를 방지하는 것은 자연을 이용하는 인간의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최악의 피해, 최악의 손상을 막는 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자연은 우리가 마음껏 이용하고 훼손한 후 내버려 두면 얼마든지 원상태로 회복 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최악만 면하자는 태도로는 사후의 영향을 제대로 평가할 수도,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으며, 현재 제시된 대책은 사업 시행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방관하겠다는 태도이다.

4. 근시안적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반대한다.
고래류 보전에 있어 개체 한 마리 한 마리는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고래류 연구자들과 보전학자들이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개체의 생존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집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 생태계 및 서식지에 대한 보호가 필연적으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인간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한 제주 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들이 생존하기는 요원할 것이다.

해상풍력발전은 차세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로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은 결국 자연과 환경을 오래도록 보전하고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적절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사업은 결코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사업은 친환경이 아닌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일 뿐 진정으로 친환경을 표방하고 싶다면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자연에 대한 존중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업 시행과정에서 이 생태계 및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종들에 대해 장기적 안목으로 수립된 제주도의 적극적 보호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 매우 유감스럽다.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수반되지 않는 한, MARC와 생명다양성재단은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반대한다.

제주도의 남방큰돌고래와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