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재활용 작전

지속가능한 생활가이드

비닐 재활용 작전


다른 건 몰라도 분리수거 하나는 우수한 편이지. 다른 나라의 쓰레기 버리는 관행을 둘러본 이라면 종종 하는 말이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재활용 모으는 날이면 다들 열심히 가지고 나오는 거 보면 때론 뿌듯하기까지 하다. 특히 비닐류까지 열심히 나눠서 버리는 곳은 정말 드물다니까. 암. 하지만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아는지. 이렇게 모은 ‘재활용’ 쓰레기 중 상당수를 그냥 태워버린다는 것을. 국가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대신 민간 영세 업체에게 이런 일을 떠맡기는데, 설비와 예산의 부족으로 우리가 애써 모은 비닐이 그냥 소각된다고 한다. 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대응은 일단 별도의 일로 치고, 그렇다면 비닐을 최대한 덜 쓰는 게 당면 과제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결국 있는 비닐을 최대한 여러 번, 오래도록 쓰는 거겠지? 그런데 어떻게?

가장 기본은 물론 물건을 살 때 가지고 있던 비닐을 들고 다니는 일이다. 그런데 생각만큼 잘 안 된다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에코백 등 장바구니 안에 평소에 보관해 두어야 한다. 중형과 대형으로 2-3개 정도는 늘 넣어두는 걸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검정과 투명 비닐 모두 필요하다. 검정은 시장에서, 투명은 마트에서 잘 쓰이기 때문이다. 각 상점마다 원래 쓰는 걸 쓸 때 사고의 확률이 낮아진다. 무슨 사고? 말하기도 전에 상점 주인이 비닐을 냅다 꺼내는 사고 말이다. 하루에 최소 수십 번 손님을 상대하는 상인들은 우리가 상품에 대해 입을 뻥긋 하자마자 비닐 꾸러미를 향해 습관적으로 손을 뻗친다. 그래서 요령이 있다. 하고자 상품이 뭐가 됐든 그것을 언급하지 말고, 가장 먼저 비닐을 가져왔으니 여기에다 담아달라고 하는 거다. 그 다음에 원하는 물건을 말해야 한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십중팔구 상인의 빠른 손을 이길 수 없다. 더불어 부연설명을 얼른 붙이는 것이 좋다. 비닐 쓰는 걸 싫어한다는 둥, 한 비닐에 이거저거 다 담아달라는 둥. 한마디로 부산을 떨자. 그렇게 난리를 치고 나면 내가 고이고이 가져온 비닐을 쓰고 또 쓸 수 있는 거다. 휴. 힘들지만 인생에서 쉬운 게 뭐가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