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은 필요악이 아니다

지구별 다람쥐 소식

농약은 필요악이 아니다


안 좋다는 걸 뻔히 알지만 아예 없이 살 수는 없어서 결국 세상의 일부로서 받아들이는 것. 우리는 이런 것들을 일컬 어 필요악이라고 부릅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농약입니다. 우리의 몸에도, 환경에도 썩 좋지 않다는 것 쯤이야 삼척동자도 알지요. 그래서 야채와 과일을 열심히 씻어먹지만 아예 뿌리지 않고서 어떻게 이 귀한 농작물들 을 얻나, 농약의 사용을 마음속으로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이 농약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뒤엎는 보고서가 관련 전문 가들에 집필되어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에 올해 초에 채택되었습니다. 농약을 살포하지 않 고서는 식량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하므로 농약은 농사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은 근거 없는 ‘신화(myth)’라고 강 한 결론을 본 보고서는 내리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농약에 대한 경고가 계속해서 새롭게 제기되고 있지요. 농약 사 용을 절반 이상 줄이고도 같은 양의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새 연구 결과가 4월에 발표되었고, 9월에는 영국 정부 의 한 수석자문 과학자가 농약의 대량 살포에 대한 안정성 평가는 거짓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농약이 필요악이 아니라고 한 이 보고서가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이유는 농약이 단지 환경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농 업인과 농산물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미치기 때문입니다. 농약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각종 암, 파킨슨병, 퇴행성 뇌질환 등의 발병률이 매우 높게 나타나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농약제조회사들이 해악을 조직적으로 부정 및 무마하고, 비윤리적 마케팅 및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서의 저자들은 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의 식량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약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가장 사실무근이며 빈곤과 분배의 문제임을 천명하기도 하 였죠. 게다가 사용되는 농약의 가장 큰 비중은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 대두처럼 사료 나 에너지원이 되는 경제작물이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입니다. 농약의 대안으로서 등장하는 것은 농업생태학 또는 재배생태학(Agroecology)입니다. 이것은 먼 미래에 실현될 이상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이미 많은 곳에서 성공 적으로 적용되어 증명된 것으로 식량생산량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화학물질을 생태적 요소로 대체한 농법이자 세계 관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작물손실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대안적인 농법의 중 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적어도 농약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말하던 버릇으로부터 확 실히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훨씬 더 훌륭한 방법이 있는데 과거에 머물러야 할 필요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