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스코트의 인식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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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성황리에 마무리된 리우 올림픽은 다시금 스포츠의 힘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지구인 모두가 경기에 열광하며 선수들의 선전을 열심히 응원하였지요. 이렇듯 스포츠는 현대인의 삶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느 종목이든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스포츠 팀에는 마스코트가 있다는 사실이고, 많은 경우 그 마스코트가 하나의 생물이라는 점입니다. 몸동작이 빠르거나 용맹한 것으로 알려진 야생동물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팀 연고지의 특색을 잘 드러내는 종이나 심지어는 그 지역의 원주민을, 또는 상상 속의 존재를 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가장 활성화된 프로야구 소속팀들은 곰, 독수리, 호랑이 등의 생물을 마스코트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관행은 생물의 이미지만을 차용하는데 그치고, 정작 그토록 내세우는 생물 자체의 삶과 안녕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상태로 스포츠만을 즐겨온 게 사실입니다. 소위 ‘얼굴 마담’ 역할에 그친 생물은 아무 덕도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약간의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 소속 볼티모어 오리올즈(Baltimore Orioles)는 말 그대로 꾀꼬리의 일종인 새를 마스코트로 삼고 있는 팀입니다. 메릴랜드 주가 연고지인 이 팀은 미국의 대표적인 자연보전 단체인 국립야생동물연합(National Wildlife Federation)과 협력하여 최근 그 수가 감소 중인 이 꾀꼬리의 복원사업을 펼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들은 팀 홈구장인 메릴랜드 스타디움과 오리올즈 공원에 자생식물 12000종으로 구성된 서식환경을 새들을 위해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야구팀의 이미지로만 활용한 새를 실제의 삶에서도 배려하기로 한 결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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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오리올즈 마스코트 ‘오리올즈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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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야생동물연합과 볼티모어 오리올즈는 캠든 구장에 오리올 정원을 헌정해 도심 속의 녹지를 만들어냈다.

또한 미식축구 소속 팀인 워싱턴 레드스킨즈는 토착 원주민 인디언을 마스코트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불쾌하게 여긴 인디언 측에게 보상하기 위해 구단주인 다니엘 스나이더는 오리지널 아메리칸 재단이라는 기관을 설립하여 인디언들에게 각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인디언들이 이를 수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우스다코타 주의 한 부족은 워싱턴 구단과 관련된 모든 지원을 전면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죠.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적어도 오랫동안 사용한 마스코트이지만 뒤늦게라도 그 마스코트의 원 대상이 되는 이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움직임만은 반갑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의 수많은 프로 스포츠 팀도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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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레드스킨에서 운영하는 미국 원주민 재단

원주민 보호구역의 어린이를 위해 놀이터를 제작하는 워싱턴 레드스킨스 오리지널 아메리칸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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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주민을 경멸하는 차별적 단어인 ‘레드스킨스’ 이름과 마스코트 사용에 항의하는 시민들 / ⓒFibonacci Blue